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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40분 거리 음성, 의외로 볼거리가 있었다

by lemvra 2026. 6. 14.

음성이 이렇게 가까운 줄 몰랐다. 청주 율량동에서 중부고속도로 타면 40분이 안 된다. 같은 충북 안에 이런 곳이 있다는 걸 모르고 지나쳤던 거다. 5월에 당일치기로 다녀왔는데, 감곡매괴성당에서 시작해서 큰바위얼굴조각공원, 반기문평화기념관, 설성공원까지 하루 안에 다 봤다. 먼 거리 여행지보다 덜 지치는데 콘텐츠는 꽉 찼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감곡매괴성당이었다. 이런 곳이 충북 음성에 있는지 가보기 전엔 전혀 몰랐다.

감곡매괴성당, 130년 전 성당이 여기에

음성 감곡매괴성당 고딕 양식 석조 성당 외관과 봄 풍경

감곡매괴성당은 음성군 감곡면에 있다. 1896년에 지어진 성당으로, 충청도에서 가장 오래된 천주교 성당 중 하나다. 고딕 양식의 석조 건물인데 음성 시골 마을에 이런 건물이 있다는 게 처음엔 낯설었다. 가까이 다가서면 규모가 꽤 크다. 높이 솟은 첨탑과 붉은 벽돌 외관이 주변 풍경과 대비된다.

성당 내부도 들어갈 수 있다. 오래된 나무 의자와 스테인드글라스가 있는 공간인데 조용하고 서늘했다. 5월 봄 햇빛이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면서 색깔이 있는 빛이 바닥에 떨어졌다. 막내가 그 빛을 밟으려고 했다. 그 장면이 사진에 담겼는데 이날 제일 잘 나온 사진이 됐다.

성당 옆에 박물관이 있다. 매괴박물관인데 천주교 박해 시절의 유물과 기록들이 전시돼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한국 천주교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 성당이 왜 지어졌고 당시 신자들이 어떤 박해를 받았는지를 알고 나서 다시 성당 건물을 바라봤더니 무게가 달랐다. 1896년이면 조선 말이다. 그 시대에 이 건물을 지었다는 게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첫째가 "왜 옛날에 성당 다니면 잡혀갔어요?"라고 물었다. 그 질문 하나가 조선 말 천주교 박해로 이어지고, 신앙의 자유 얘기까지 이어졌다. 감곡매괴성당이 단순한 건축 구경이 아니라 역사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공간이었다. 입장료가 없고 주차도 무료다. 성당 경내를 걷는 데 30~40분이면 충분하다.

항목 내용 메모
위치 충북 음성군 감곡면 영산로 청주에서 차로 35분
건립 연도 1896년 / 충청도 최고(最古) 성당 중 하나 고딕 양식 석조 건물
볼거리 성당 내부 스테인드글라스 / 매괴박물관 박물관 천주교 박해 역사 전시
입장료·주차 모두 무료 성당 예절 준수 필요
소요 시간 30~40분 박물관 포함 1시간

큰바위얼굴조각공원, 조각 속에 인물 이야기

음성 큰바위얼굴조각공원 세계 유명 인물 조각상과 공원 풍경

큰바위얼굴조각공원은 음성군 금왕읍에 있다. 나다니엘 호손의 소설 『큰 바위 얼굴』에서 모티브를 따온 공원인데, 세계 위인들의 얼굴 조각상이 공원 안에 배치돼 있다. 링컨, 간디, 세종대왕, 슈바이처, 테레사 수녀 등 인류 역사에 영향을 미친 인물들의 얼굴이 바위 형태로 세워져 있다.

아이들한테 조각공원을 어떻게 흥미롭게 보여줄까 고민하다가 퀴즈를 냈다. "이 사람 이름 알아?"라고 하면서 각 조각상 앞에서 물어봤더니 반응이 달랐다. 세종대왕은 첫째와 둘째가 맞혔고, 간디는 힌트를 주고서야 맞혔다. 모르는 인물 앞에서는 설명을 해줬는데 조각과 함께 설명을 들으니까 기억에 더 잘 남는 것 같았다.

5월 봄이라 공원 안 나무에 연두색이 올라와 있었다. 조각상들 사이로 걷는 길이 그늘이 있어서 시원했다. 공원 규모가 넓어서 전체를 다 보면 한 시간 이상 걸린다. 조각마다 인물 설명 안내판이 있는데 한글로 돼 있어서 아이들도 읽을 수 있었다. 막내는 조각상 크기가 자기보다 훨씬 커서 올려다봐야 하는 게 재밌는지 계속 머리를 젖혔다.

솔직히 말하면 이 공원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의미 있게 볼 수 있는 곳이다. 인물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어야 조각이 살아난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래는 조각 구경 자체보다 공원 걷기가 더 목적이 됐다. 입장료가 있는데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았다. 주차는 공원 전용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큰바위얼굴조각공원 방문 팁 내용
위치 충북 음성군 금왕읍
아이 동반 팁 인물 퀴즈 형식으로 걸으면 집중도 높아짐
연령별 흥미 초등 고학년 이상 / 배경지식 있을수록 재미있음
소요 시간 1시간~1시간 30분
입장료 유료 / 주차 무료

반기문평화기념관과 설성공원

반기문평화기념관 외관과 초가집

반기문평화기념관은 음성군 원남면에 있다. 제8대 유엔사무총장을 지낸 반기문 전 총장의 생가 인근에 조성된 기념관이다. 음성이 반기문 총장의 고향이라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기념관 내부에는 반기문 총장의 성장 과정부터 유엔 활동까지를 정리한 전시가 있다. 외교관이 되기까지의 이야기, 유엔 활동에서 다룬 주요 사안들이 패널로 정리돼 있다. 첫째가 "유엔이 뭐예요?"라고 물어서 유엔의 역할과 사무총장이 하는 일을 설명해줬다. 충북 음성에서 태어나 세계 최고 국제기구의 수장이 된 사람의 이야기가 아이들한테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기념관 옆에 생가가 복원돼 있다. 작은 초가집인데 안을 들여다볼 수 있다. 반기문 총장이 어린 시절 살던 공간이라는 설명 앞에서 아이들이 집 크기를 자기들 방과 비교했다. 둘째가 "여기 사는 게 힘들었겠다"라고 했다. 그 말이 생각보다 많은 걸 담고 있었다. 입장료가 없고 주차도 무료다.

설성공원은 음성읍 중심에 있는 시민 공원이다. 저수지를 중심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반기문평화기념관에서 차로 15분 거리다. 하루 마지막 코스로 여기서 가볍게 걸었다. 5월이라 공원 안 나무들이 초록으로 가득했고 저수지 수면이 잔잔했다. 아이들이 저수지 오리를 보고 또 먹이를 주려다가 오전 감곡에서 당했던 기억이 났는지 스스로 참았다.

설성공원 한 바퀴는 40분이면 된다. 음성읍 로컬 공원이라 관광객보다 동네 분들이 많았다. 아이들 뛰어다니기 좋은 잔디 구역이 있어서 하루 동안 쌓인 에너지를 여기서 마지막으로 발산했다. 입장 무료에 주차도 편하다.

음성 당일치기를 마치며

귀가는 오후 5시 반에 출발했다. 청주까지 40분이면 됐다. 이 가까운 거리에 하루가 이렇게 꽉 찬다는 게 음성의 장점이다. 멀리 가지 않아도 볼거리가 있다는 게 충북 안에서 찾을 수 있는 여행지의 가치다.

이번 음성 여행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감곡매괴성당이었다. 이런 건물이 음성에 있다는 걸 가보기 전엔 몰랐다.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 가까이에 있다는 걸 여행을 다니면서 점점 느낀다. 큰바위얼굴조각공원은 아이들이 크면 다시 데려오고 싶다. 인물에 대한 이해가 쌓이면 같은 조각이 다르게 보일 것 같다. 반기문평화기념관은 둘째가 나중에 커서 다시 오고 싶다고 했다.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크면 더 이해할 것 같다는 거다. 그 말이 이 여행의 마무리였다.

장소 5월 방문 포인트 솔직한 한 줄 평 소요 시간 입장료
감곡매괴성당 봄 빛 스테인드글라스 / 역사 배경 있으면 더 좋음 이번 여행 최고 / 음성에 이런 곳이 30분~1시간 무료
큰바위얼굴조각공원 봄 연두 배경 조각 / 퀴즈 형식 권장 초등 고학년 이상 더 잘 맞음 1~1시간 30분 유료
반기문평화기념관 생가 복원 / 유엔 외교 역사 아이들 크면 다시 데려오고 싶은 곳 40분~1시간 무료
설성공원 5월 초록 저수지 산책 하루 마지막 발산 코스로 딱 40분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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