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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 가을 산행 (칠갑산, 천장호, 장곡사)

by lemvra 2026. 7. 31.

청양은 청주에서 한 시간 남짓 거리다. 충남 한가운데 산골에 있는 조용한 군인데, 칠갑산 단풍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 10월에 다녀왔다. 칠갑산에서 단풍길을 걷고, 천장호 출렁다리를 건너고, 천년 고찰 장곡사를 둘러본 뒤 알프스마을에서 마무리했다. 당일치기로 소화하기 딱 좋은 동선이었다. 천장호 출렁다리에서 막내가 다리 중간에 멈춰 선 얘기부터, 장곡사 대웅전이 두 개라 헷갈렸던 얘기까지 순서대로 정리해두겠다.

청양, 청주 옆 조용한 산골

율량동에서 청양까지는 약 60km다. 대전당진고속도로를 타다가 청양 방향으로 빠지면 한 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다. 충남 내륙이라 멀 것 같은데 의외로 가깝다.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이라 청양에 들어서면 공기가 달라지는 느낌이 있다. 관광객이 몰리는 도시가 아니라 어딜 가도 한적한 게 청양의 특징이다.

주요 볼거리가 칠갑산 자락에 모여 있다. 칠갑산 도립공원, 천장호 출렁다리, 장곡사가 다 칠갑산 주변에 있고, 알프스마을도 멀지 않다. 군내 이동이 대부분 15~25분이라 하루에 네 곳을 도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우리는 칠갑산 → 천장호 → 장곡사 → 알프스마을 순으로 돌았다.

10월이라 날씨가 좋았다. 낮 기온이 선선해서 산행하기 딱 좋았는데, 칠갑산 자락이라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했다. 산과 호수를 끼고 도는 동선이라 바람이 있었다. 얇게 입고 갔다가 오전 산길에서 추웠다. 10월 청양 산간은 겉옷을 챙기는 게 맞다.

칠갑산, 충남의 단풍 명산

충남 청양 칠갑산 단풍 물든 등산로와 계곡 풍경

칠갑산은 해발 561m의 산이다. 높지 않지만 산세가 깊고 단풍이 좋아서 충남의 단풍 명산으로 꼽힌다. '콩밭 매는 아낙네'로 시작하는 노래로도 유명하다. 정상까지 오르는 등산 코스가 여럿 있는데, 아이 셋 데리고 정상까지는 무리라 자연휴양림과 계곡을 끼고 도는 가벼운 코스를 걸었다.

단풍이 절정에 가까웠다. 10월 중순이었는데 등산로 초입부터 붉고 노란 단풍이 이어졌다. 계곡을 따라 걷는 길이라 물소리를 들으며 단풍 아래를 지났다. 막내가 낙엽을 주워 모으기 시작하더니 양손 가득 들고 다녔다. 아이들한테는 정상보다 이런 낙엽 밟는 길이 더 즐거운 모양이다.

본격적으로 정상을 오르려면 경사가 있는 구간이 나온다. 우리는 아이들 체력을 보고 중간 전망 지점에서 돌아왔다. 그 지점에서도 산 아래 단풍이 물결처럼 펼쳐지는 게 보였다. 첫째가 "산이 알록달록하다"고 했다. 왕복 한 시간 반 정도 걸었는데 아이들 데리고는 이 정도가 적당했다.

칠갑산은 등산객이 많이 찾는 산이라 단풍철 주말엔 사람이 몰린다. 등산 코스 초입 주차장이 오전에 차는 편이다. 우리는 오전 9시쯤 도착해서 여유로웠는데 내려올 때 보니 주차장이 거의 찼다. 단풍철 칠갑산은 오전 일찍 움직이는 게 낫다. 도립공원이라 입장료는 없고 주차만 이용하면 된다.

칠갑산 방문 핵심 내용 메모
위치 충남 청양군 대치면 일대 해발 561m / 도립공원
단풍 절정 10월 중순~하순 충남 대표 단풍 명산
아이 동반 코스 계곡·전망 지점까지 왕복 1시간 30분 정상은 경사 있음
주차 단풍철 주말 오전 일찍 권장 오전 늦으면 만차
입장료 무료 / 주차만 이용 겉옷 필수

천장호 출렁다리, 호수 위를 건너다

충남 청양 천장호 출렁다리 호수 위 다리와 단풍, 황룡 조형물 풍경

천장호 출렁다리는 청양의 대표 명소다. 칠갑산 자락 천장호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인데 길이가 200m가 넘는다. 개통 당시 국내 최장급 출렁다리로 알려졌다. 호수 위를 건너면서 양옆으로 단풍 든 산과 호수를 함께 볼 수 있다. 칠갑산에서 차로 15분 거리라 산행 후 들르기 좋았다.

다리 입구에 청양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있다. 청양이 고추와 구기자로 유명한 지역이라 그와 관련된 상징물과 함께, 칠갑산 전설의 황룡 조형물이 있다. 아이들이 큰 용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다리 초입에서 이미 분위기가 잡힌다.

출렁다리라는 이름답게 실제로 흔들린다. 막내가 다리 중간쯤에서 멈췄다. 발밑으로 호수가 내려다보이는데다 다리가 흔들리니까 무섭다고 했다. 손을 꼭 잡고 같이 건넜다. 첫째와 둘째는 오히려 일부러 발을 굴러 다리를 흔들며 즐거워했다. 같은 다리인데 아이마다 반응이 이렇게 갈린다. 고소공포증이 있거나 어린아이는 중간에서 겁낼 수 있으니 손을 잡아주는 게 좋다.

10월 가을이라 호수에 단풍이 비쳤다. 다리 중간에서 보면 산 단풍이 호수 수면에 반영되는 장면이 나온다. 바람이 불면 다리가 더 흔들리는데, 그 위에서 보는 풍경이 청양 여행에서 손꼽히게 좋았다. 건너편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데 20~30분이면 된다. 입장료가 있는데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주차는 천장호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천장호 출렁다리 방문 팁 내용
위치 충남 청양군 정산면 / 칠갑산 자락 천장호
다리 길이 200m 이상 / 개통 당시 국내 최장급
10월 포인트 호수에 비친 단풍 / 황룡 조형물
아이 동반 주의 흔들림 심함 / 어린아이 손잡고 건너기
입장료·주차 입장 유료 / 주차장 있음

장곡사와 알프스마을, 하루 마무리

충남 청양 장곡사 천년고찰 경내와 단풍 풍경

장곡사는 칠갑산 남쪽 자락에 있는 천년 고찰이다. 신라 시대에 창건됐다고 전해지는데, 이 절에는 특이한 점이 하나 있다. 대웅전이 두 개다. 상대웅전과 하대웅전으로 나뉘어 있는데, 한 사찰에 대웅전이 둘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걸 모르고 가면 "왜 대웅전이 또 있지?" 하고 헷갈린다.

실제로 둘째가 하대웅전을 보고 대웅전이라고 했다가, 위로 올라가서 상대웅전을 보고 "여기도 대웅전이네?"라며 어리둥절해했다. 두 대웅전이 각각 있는 이유를 설명해줬는데, 정확한 유래는 여러 설이 있다고 한다. 상대웅전 안에는 국보로 지정된 철조약사여래좌상이 있다. 천 년 넘은 불상이 지금도 그 자리에 있다는 걸 알고 보면 무게가 다르다.

경내가 아담하다. 계단을 따라 상대웅전까지 올라가는 구조인데 경사가 조금 있다. 10월이라 절 주변 나무들이 단풍으로 물들어 있어서 고즈넉했다. 관광객이 거의 없어서 조용히 둘러볼 수 있었다. 천장호의 북적임과 대비돼서 오히려 이 조용함이 좋았다. 입장료가 있고 주차는 절 앞 주차장을 이용한다. 30~40분이면 충분히 돌아본다.

알프스마을은 청양의 축제 마을로 유명하다. 겨울 칠갑산 얼음분수 축제와 여름 세계조롱박 축제가 열리는 곳인데, 우리가 간 10월은 축제 기간이 아니어서 마을 자체는 한산했다. 축제 시즌이 아니면 볼거리가 적으니, 알프스마을을 제대로 즐기려면 겨울이나 여름 축제 기간에 맞춰 오는 게 맞다. 우리는 다음에 겨울 얼음분수 축제 때 다시 오기로 했다. 아이들이 얼음 미끄럼틀 사진을 보더니 겨울에 꼭 오자고 했다.

귀가는 오후 5시쯤 출발했다. 청주까지 한 시간 조금 넘게 걸렸다. 저녁에 청양 시내에서 산 청양고추와 구기자를 챙겨 왔다. 청양이 고추로 유명한 지역이라 시장에서 고춧가루를 샀는데 품질이 좋았다. 차에서 아이들이 천장호 출렁다리 얘기를 했다. 막내가 "다음엔 안 무서울 거야"라고 했다. 김천 부항댐 때도 비슷한 말을 했는데, 출렁다리를 건널 때마다 조금씩 용감해지는 것 같다.

청양은 청주에서 가깝고 관광객이 적어서 어딜 가도 여유롭다. 칠갑산 단풍과 천장호 출렁다리는 가을에 특히 좋고, 장곡사는 조용히 천년 고찰을 볼 수 있다. 알프스마을은 축제 시즌에 맞춰 오면 완전히 다른 곳이 된다. 다음에 온다면 겨울 얼음분수 축제 때 알프스마을을 중심으로 다시 오고 싶다.

장소 10월 방문 포인트 솔직한 한 줄 평 소요 시간 입장료
칠갑산 계곡 단풍 / 충남 단풍 명산 아이는 정상보다 낙엽길 / 오전 필수 왕복 1시간 30분 무료
천장호 출렁다리 호수 반영 단풍 / 황룡 조형물 청양 최고 풍경 / 아이별 반응 갈림 20~30분 유료
장곡사 대웅전 두 개 / 국보 불상 조용한 천년 고찰 / 대웅전 둘 신기 30~40분 유료
알프스마을 축제 마을 / 10월은 비수기 축제 시즌 아니면 한산 / 겨울 재방문 30분 축제 시 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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