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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 간월재, 10월 억새를 보러 올랐다

by lemvra 2026. 6. 9.

간월재 억새를 SNS에서 본 건 3년 전이었다. 해발 1,000m 안부에 억새가 가득한 장면이 있었는데, 이걸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가 미루고 미루다가 10월에 다녀왔다. 청주에서 두 시간 반 거리인데 아이 셋 데리고 등산이라는 게 엄두가 안 났는데, 간월재는 케이블카나 짧은 코스로 오를 수 있다는 정보를 먼저 확인하고 결정했다. 작천정계곡은 가을 단풍을 보고, 등억온천단지에서 마무리하는 1박 2일이었다.

청주에서 울주, 언양에서 시작되는 산간 지역

율량동에서 경부고속도로 타고 언양IC로 내려가면 울주군이다. 두 시간 30분에서 40분이 걸린다. 언양은 양산에서 한 정거장 더 내려간 느낌인데, 이 일대가 영남알프스의 입구다. 신불산, 영축산, 간월산, 천황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산들이 모여 있는 지역을 통틀어 영남알프스라고 부른다.

언양에서 간월재 방향으로 들어가면 등억알프스마을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산간 지역이다. 10월 주말에 갔는데 영남알프스로 가는 차들이 꽤 많아서 등억 일대 주차가 빠듯했다. 억새 시즌 주말이라 당연한 거였는데, 우리가 간 날은 오전 7시 반에 도착했는데도 이미 주차가 어려웠다. 가능하면 오전 7시 이전에 도착하거나, 비성수기 평일을 노리는 게 낫다.

등억 일대에서 간월재 오르는 방법이 여러 가지다. 케이블카(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 위치 다름)를 이용하거나, 등억에서 직접 도보로 오르는 방법이 있다. 도보 코스는 약 3~4km이고 경사가 있다. 아이들 데리고 올라가는 건 도보 기준으로 한 시간 이상 각오해야 한다. 우리는 도보로 올라갔는데, 막내를 번갈아 업고 올랐다.

간월재 억새, 오르는 길이 절반이다

울산 울주 간월재 가을 황금빛 억새밭과 영남알프스 산정 전망

간월재 오르는 길 중간부터 억새가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몇 포기씩 나오다가 올라갈수록 억새가 빼곡해졌다. 간월재 안부에 올라서는 순간, 탁 트였다. 사방이 억새 물결이었다. 10월 바람에 황금빛 억새가 일제히 흔들리는 게 사진으로 봤던 그 장면이었다.

다만 올라오는 길이 생각보다 힘들었다. 경사가 있는 구간이 있어서 막내는 중간중간 지쳤다. 번갈아 업고 올라갔는데 어른들도 땀이 났다. 10월이라 기온은 선선했지만 오르막에서는 더웠다. 안부에 올라서는 순간 바람이 강하게 불어왔는데, 얇게 입은 아이들이 추워했다. 방풍 겉옷을 가방에 넣어뒀다가 올라서자마자 꺼내 입혔다. 간월재는 해발 900m가 넘는 곳이라 평지 기온과 다르다. 10월 안부 바람은 진짜 춥다.

간월재에서 신불산 방향으로 더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는데, 아이들 데리고 거기까지 가는 건 무리라고 판단해서 안부에서 억새 구경하고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이 올라갈 때보다 무릎에 부담이 됐다. 막내는 내려올 때 혼자 잘 내려갔는데 올라갈 때보다 빨리 내려온다며 신나했다. 왕복 2시간 30분 정도 걸렸고, 안부에서 쉰 시간까지 포함하면 3시간 가까이 됐다.

억새 절정 시기가 연도마다 다르다. 보통 10월 중순 전후인데, 날씨에 따라 일주일 정도 차이가 난다. 방문 전에 영남알프스 관련 커뮤니티나 최근 방문자 후기로 억새 상태를 확인하는 게 맞다. 우리가 간 날은 10월 14일이었는데 딱 절정이었다. 운이 좋은 타이밍이었다.

간월재 방문 전 알아야 할 것 내용 메모
억새 절정 10월 중순 전후 / 연도별 1주일 차이 사전 후기 확인 권장
도보 소요 시간 왕복 2시간 30분~3시간 아이 동반 시 업기 각오
안부 날씨 해발 900m+ / 평지보다 훨씬 쌀쌀 방풍 겉옷 필수
주차 억새 시즌 주말 오전 7시 이전 도착 권장 늦으면 원거리 주차
하산 주의 내리막 무릎 부담 있음 / 등산 스틱 도움 어른도 무릎 준비 필요

작천정계곡과 가을 단풍

작천정계곡 가을 단풍 물든 계곡과 작천정 정자 풍경

작천정계곡은 울주군 삼남면에 있다. 간월재에서 내려와 차로 30분 정도 이동한다. 작천정이라는 정자 아래 계곡이 흐르는데, 여름에 물놀이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10월에 오면 여름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다. 단풍이 든 나무들이 계곡을 따라 물들어 있고, 물이 맑아서 단풍이 수면에 반영된다.

간월재 산행을 마치고 다리가 좀 풀려 있는 상태라 여기서는 계곡 따라 가볍게 걷는 것으로 만족했다. 계곡물은 10월이라 차가웠다. 손을 넣어봤더니 가을 산 계곡 특유의 냉기가 있었다. 여름 물놀이 명소가 가을에는 이렇게 다른 분위기가 된다는 게 같은 장소의 다른 계절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작천정 정자 자체도 볼만하다. 조선 시대에 세워진 정자인데 계곡 바위 위에 자리하고 있다. 정자 아래로 흐르는 계곡물 소리가 들린다. 가을 단풍이 배경으로 있으면 이 공간이 더 운치 있어 보인다. 아이들이 돌다리 건너는 걸 좋아해서 한참 계곡 건너다녔다.

등억온천단지와 귀가

등억온천단지는 간월재 등산 기점 인근에 있다. 영남알프스 등산 후 온천으로 마무리하는 코스가 유명한데, 우리도 그 공식대로 움직였다. 간월재 산행을 마치고 작천정계곡을 들른 다음 저녁에 온천으로 들어갔다.

온천 리조트와 숙소가 몇 군데 모여 있다. 우리는 온천 시설이 포함된 숙소로 잡았다. 주말 기준 13~16만 원 선이었다. 하루 종일 걷고 올라갔다 내려온 다리를 온탕에 담그는 게 이날 여행의 마무리였다. 아이들이 온천 자체는 처음이라 신기해했다. 막내가 뜨겁다고 발만 담갔다 뺐다 반복했다.

이튿날 아침 작천정계곡을 다시 한 번 짧게 들렀다. 전날 낮에 봤던 것과 아침 빛이 달랐다. 안개가 계곡 위에 살짝 깔려 있어서 단풍 색깔이 더 진해 보였다. 귀가는 오전 10시 반 출발, 청주까지 두 시간 40분이 걸렸다. 대구 부근에서 20분 정도 막혔다.

영남알프스는 아이들 데리고 오기엔 체력 소모가 큰 여행지다. 간월재까지 오르는 것 자체가 어른도 쉽지 않은데, 어린아이 데리고 하면 배낭에 간식 충분히 넣고 업을 각오를 해야 한다. 그래도 안부에서 억새 물결을 봤을 때 그 피로가 사라졌다. 와이프가 "이거 보려고 올라온 거잖아"라고 했다. 맞다. 그 말 한 마디로 충분했다.

장소 10월 방문 포인트 솔직한 한 줄 평 소요 시간
간월재 억새 10월 중순 억새 절정 / 안부 강풍 오르는 길이 절반이다 / 방풍 필수 왕복 2시간 30분~3시간
작천정계곡 단풍 수면 반영 / 물소리 선명 여름과 완전히 다른 공간이 됨 40분~1시간
등억온천단지 산행 후 온탕 피로 회복 산행 후 온천이 영남알프스 공식 숙박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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