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모도는 강화도 옆에 붙어 있는 섬이다. 예전엔 외포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했는데, 2017년 석모대교가 개통되면서 이제 차로 바로 건넌다. 배를 타고 갈매기한테 새우깡 던지던 그 풍경이 사라진 건 아쉽지만, 아이 셋 데리고 가기엔 다리가 훨씬 편하다. 청주에서 세 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라 1박 2일로 잡았다. 10월 초가을에 다녀왔다. 보문사 눈썹바위까지 올라간 계단이 생각보다 힘들었고, 민머루해변에서는 갯벌에 빠져 신발을 버릴 뻔했다. 그 얘기들을 순서대로 정리해두겠다.
청주에서 석모도, 강화 거쳐 다리 하나 더
율량동에서 석모도까지는 약 200km다. 영동고속도로와 서울외곽순환도로를 거쳐 강화도로 들어가고, 강화 본섬을 가로질러 석모대교를 건너면 석모도다. 세 시간 가까이 걸린다. 강화도까지가 한 길이고, 강화 본섬에서 석모대교까지 또 30~40분이 걸린다. 강화도에 도착했다고 다 온 게 아니라는 걸 운전하면서 실감했다.
석모대교가 생기기 전엔 외포항에서 카페리를 타야 했다. 차를 배에 싣고 10분 정도 건너는 방식이었는데, 배 위에서 갈매기들이 따라오면 새우깡을 던져주는 게 이 항로의 유명한 풍경이었다. 다리가 생기면서 그 경험은 사라졌다. 대신 언제든 시간 구애 없이 건널 수 있게 됐다. 아이들한테 "예전엔 여기 배 타고 들어갔어"라고 했더니 첫째가 "왜 지금은 다리로 가요?"라고 물어서 다리 개통 얘기를 잠깐 했다.
석모대교 위에서 보는 풍경이 좋다. 다리 양옆으로 갯벌과 바다가 펼쳐지는데, 서해 특유의 황톳빛 갯벌이 넓게 드러나 있었다. 우리가 건널 때가 썰물이어서 갯벌이 더 많이 보였다. 다리는 길지 않아서 금방 건넌다. 통행료는 없다.
| 석모도 접근 기본 정보 | 내용 | 메모 |
| 청주에서 거리 | 약 200km / 2시간 40분~3시간 | 강화 본섬 통과 후 추가 이동 |
| 석모대교 | 2017년 개통 / 배 없이 차량 진입 | 통행료 없음 |
| 강화→석모도 | 본섬에서 다리까지 30~40분 추가 | 강화 도착이 끝 아님 |
| 다리 위 풍경 | 썰물 때 넓은 갯벌 / 조망 좋음 | 예전 카페리는 폐지 |
보문사, 눈썹바위까지 419계단

보문사는 석모도 낙가산 중턱에 있는 사찰이다. 우리나라 3대 관음 기도처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절 자체도 볼만하지만, 이곳의 핵심은 산 중턱 바위에 새겨진 마애석불좌상이다. 흔히 눈썹바위라고 부르는데, 거대한 바위가 처마처럼 튀어나와 있고 그 아래에 불상이 새겨져 있다.
문제는 눈썹바위까지 올라가는 계단이다. 절 경내에서 눈썹바위까지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안내판에는 419계단이라고 적혀 있었다. 숫자로 보면 별것 아닌 것 같은데 실제로 올라가면 다르다. 경사가 급하고 중간에 쉴 곳이 마땅치 않다. 막내가 100계단쯤 올라가서 "다리 아파"라고 주저앉았다. 결국 와이프가 막내를 데리고 절 경내에 남고, 나랑 첫째, 둘째만 눈썹바위까지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이 힘든 만큼 눈썹바위 앞에서 보는 풍경은 보상이 됐다. 마애불 앞에 서면 석모도 앞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10월 가을 맑은 날이라 바다와 갯벌, 멀리 강화 본섬까지 시야가 트였다. 둘째가 "여기까지 올라온 보람 있다"고 했다. 어른 같은 말투에 웃음이 났다. 마애불 자체도 규모가 커서 가까이서 보면 압도감이 있다.
내려오는 길은 무릎에 부담이 됐다.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가 더 조심스러웠다. 계단이 가파르고 사람이 많으면 줄지어 내려와야 한다. 10월 주말이라 등산객과 관광객이 섞여 있었는데, 오전 일찍 올라간 덕분에 그나마 한산했다. 보문사는 입장료가 있고 주차는 절 아래 주차장을 이용한다. 주차장에서 절까지도 오르막이라 전체적으로 체력이 필요한 코스다. 어린아이나 어르신과 함께라면 눈썹바위는 무리하지 말고 절 경내까지만 보는 것도 방법이다.
| 보문사 방문 핵심 | 내용 | 메모 |
| 위치 | 석모도 낙가산 중턱 | 3대 관음 기도처 |
| 눈썹바위 계단 | 약 419계단 / 가파름 / 쉴 곳 적음 | 어린아이·어르신 무리 주의 |
| 마애불 전망 | 석모도 앞바다 + 갯벌 + 강화 조망 | 맑은 날 시야 트임 |
| 최적 시간 | 오전 일찍 / 주말 낮 혼잡 | 하산 무릎 주의 |
| 입장료·주차 | 입장 유료 / 주차장~절도 오르막 | 전체 체력 소모 큼 |
민머루해변, 갯벌에 신발을 버릴 뻔했다

민머루해변은 석모도 서쪽에 있는 해변이다. 석모도에서 유일한 해수욕장인데, 여름 해수욕보다 갯벌 체험과 일몰로 더 유명하다. 썰물 때 갯벌이 넓게 드러나면 조개도 캐고 게도 잡을 수 있다. 서해 일몰 명소로도 알려져 있어서 저녁에 노을이 좋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가 마침 썰물이었다. 갯벌이 끝이 안 보일 정도로 펼쳐져 있었다. 아이들이 신나서 갯벌로 뛰어 들어갔는데, 여기서 실수가 나왔다. 갯벌이 생각보다 깊어서 막내가 발이 푹 빠졌다. 운동화를 신고 들어갔던 게 잘못이었다. 신발이 갯벌에 박혀서 빼내느라 애를 먹었다. 갯벌 체험을 할 거면 장화나 아쿠아슈즈를 미리 챙기는 게 맞다. 맨발로 들어가는 것도 방법인데, 갯벌 안에 조개껍데기나 돌이 있어서 발을 다칠 수 있으니 아쿠아슈즈가 제일 낫다.
이걸 모르고 가서 아이들 운동화가 갯벌 범벅이 됐다. 해변에 수돗가가 있어서 거기서 씻겼는데, 10월이라 물이 차가워서 아이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갯벌 체험 후 씻을 걸 대비해서 여벌 신발과 수건을 차에 두는 게 현명하다. 우리는 이걸 안 챙겨서 젖은 신발을 봉지에 담아 와야 했다.
그래도 갯벌 자체는 좋은 경험이었다. 아이들이 작은 게를 발견하고 쫓아다녔고, 갯벌에 구멍이 송송 뚫린 걸 보면서 "여기 뭐가 사는 거야?"라고 물었다. 갯벌 생물 이야기로 한참 대화가 이어졌다. 첫째는 갯벌 끝까지 걸어가 보고 싶어 했는데, 물이 다시 들어오는 시간을 생각해서 적당한 선에서 돌아 나왔다. 서해 갯벌은 물이 들어올 때 빠르니까 너무 멀리 나가지 않는 게 안전하다.
민머루해변 일몰은 보지 못했다. 일정상 저녁 시간에 다른 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들으니 맑은 날 민머루해변 노을이 석모도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다음에 온다면 일몰 시간에 맞춰 민머루해변에 있고 싶다. 입장료가 없고 주차는 해변 주차장을 이용한다.
석모도수목원과 외포항

석모도수목원은 섬 안에 조성된 수목원이다. 보문사와 민머루해변을 보고 나서 들렀는데, 산기슭을 따라 다양한 식물이 심어져 있다. 10월 초가을이라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시기였다. 절정은 아니었지만 군데군데 물든 나무들이 있어서 가을 분위기가 났다.
수목원이 경사진 지형에 조성돼 있어서 위쪽으로 올라가면 석모도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전망 구간이 있다. 보문사 눈썹바위에서 이미 다리 힘을 다 쓴 상태라 아이들이 또 오르막이라고 투덜댔다. 그래도 정상 전망대까지 올라가니 바다가 보여서 올라온 보람이 있었다. 수목원이 한적해서 사람이 거의 없었다. 보문사의 북적임과 대비됐다. 조용히 산책하고 싶다면 수목원이 맞다.
외포항은 석모대교 건너기 전 강화 본섬 쪽에 있는 포구다. 예전 석모도행 카페리가 출발하던 곳인데, 지금은 젓갈 시장으로 유명하다. 강화도는 새우젓으로 알려진 지역이라 외포항 젓갈수산시장에 가면 다양한 젓갈을 살 수 있다. 우리는 여기서 새우젓을 샀다. 가을 추젓이 맛있다고 해서 한 통 샀는데 1만 5천 원 정도였다. 집에 와서 김장 때 쓰면 좋겠다는 와이프 말에 산 거다.
외포항에서 회를 먹을 수도 있다. 활어회 센터가 있어서 즉석에서 회를 떠준다. 우리는 점심을 여기서 먹었는데, 5인 가족이 모둠회와 매운탕으로 7만 원 정도 나왔다. 항구에서 먹는 회라 신선했다. 아이들은 회보다 매운탕 국물에 밥 말아 먹는 걸 더 좋아했다. 외포항은 관광지라기보다 실제 어항이라 생활감이 있는 곳이다.
석모도 1박 2일을 정리하며
숙소는 석모도 안에 잡았다. 섬 안에 펜션과 민박이 있는데 10월 비성수기라 주말 기준 10~12만 원 선에서 구했다. 바다 보이는 방을 원했는데 추가 비용이 조금 붙었다. 섬에서의 밤은 조용했다. 도시의 불빛이 없어서 밤하늘에 별이 보였다. 아이들이 별을 보겠다고 밖에 나갔는데 10월 밤이라 추워서 금방 들어왔다.
둘째 날 동선을 정리하면, 오전에 보문사를 보고(눈썹바위 포함), 민머루해변에서 갯벌 체험을 한 다음, 석모도수목원을 거쳐 외포항에서 점심을 먹고 귀가하는 흐름이었다. 보문사 계단과 수목원 오르막으로 오전에 체력을 많이 썼더니 오후엔 아이들이 지쳐 있었다. 일정을 다시 짠다면 보문사와 수목원 중 하나만 넣고, 민머루해변에서 일몰까지 여유 있게 머무는 게 나을 것 같다.
귀가는 둘째 날 오후 3시쯤 출발했다. 청주까지 세 시간 가까이 걸렸다. 강화에서 빠져나오는 길이 주말 오후라 살짝 막혔다. 차에서 아이들이 갯벌 얘기를 했다. 막내가 신발 빠진 걸 계속 얘기하면서 웃었다. 실수였는데 아이한테는 그게 가장 재밌는 기억이 된 모양이다.
석모도는 강화도에 묶어서 다녀오기 좋은 섬이다. 다리가 생겨서 접근이 편해졌고, 보문사·갯벌·수목원·항구까지 성격이 다른 볼거리가 모여 있다. 다만 보문사 눈썹바위는 체력이 필요하고, 갯벌 체험은 장비를 챙겨야 한다. 이 두 가지만 미리 준비하면 가족 여행지로 무리가 없다. 다음에 온다면 갯벌 장화를 챙기고, 민머루해변 일몰을 보러 다시 오고 싶다.
| 장소 | 10월 방문 포인트 | 솔직한 한 줄 평 | 준비물·주의 | 입장료 |
| 보문사 | 눈썹바위 마애불 + 바다 전망 | 419계단 보상 있음 / 체력 필요 | 편한 신발 / 무릎 주의 | 유료 |
| 민머루해변 | 갯벌 체험 / 일몰 명소 | 갯벌 깊음 / 장비 없으면 신발 버림 | 아쿠아슈즈·여벌 신발 필수 | 무료 |
| 석모도수목원 | 단풍 시작 / 전망대 바다 조망 | 한산함 / 보문사 후엔 다리 힘듦 | 오르막 구간 있음 | 유료 |
| 외포항 | 젓갈시장 / 활어회 | 생활감 있는 어항 / 회 신선 | 추젓 1만5천원 / 모둠회 7만원대 | 무료(식사 별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