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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가을 나들이 (법주사, 말티재, 삼년산성)

by lemvra 2026. 8. 9.

보은은 청주에서 한 시간이 채 안 걸린다. 같은 충북 안이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갈 수 있는데, 그동안 속리산 법주사만 알고 있었지 그 주변에 볼거리가 이렇게 모여 있는지 몰랐다. 10월 가을에 다녀왔다. 법주사에서 거대한 불상을 보고, 말티재 전망대에서 굽이굽이 도로를 내려다보고, 삼년산성에서 신라 시대 성벽을 걷고, 솔향공원에서 마무리했다. 하루 만에 자연과 역사를 함께 볼 수 있는 알찬 동선이었다. 법주사 청동미륵대불의 크기를 처음 봤을 때 얘기부터 시작한다.

법주사, 속리산 자락의 거대한 불상

충북 보은 법주사 청동미륵대불과 단풍 든 경내 풍경

법주사는 속리산 자락에 있는 신라 시대 창건 사찰이다. 우리나라 8대 사찰 중 하나로 꼽히는데, 경내가 넓고 국보급 문화재가 여러 개 있다. 입구 매표소에서 절까지 이어지는 숲길이 첫 번째 볼거리다. 속리산 소나무 숲 사이로 걷는 길인데, 10월이라 단풍이 들기 시작해서 초록과 붉은색이 섞여 있었다.

절 경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청동미륵대불이다. 높이가 33m에 달하는 거대한 청동 불상인데, 가까이 다가서면 압도적인 크기에 목이 아플 정도로 올려다봐야 한다. 막내가 "이거 진짜 크다"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불상이라는 설명을 들으니 그 크기가 더 실감 났다.

팔상전도 놓치면 안 되는 볼거리다. 국내에 남아 있는 유일한 목조 5층 탑인데, 나무로 이렇게 높은 탑을 지었다는 게 신기했다. 첫째한테 "이거 다 나무로 만든 거야"라고 하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경내 곳곳에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가 있어서, 안내판을 읽으며 걸으면 자연스럽게 역사 공부가 된다.

경내가 넓어서 전부 돌면 한 시간 반 이상 걸린다. 10월 단풍철이라 등산객과 관광객이 섞여서 사람이 꽤 있었다. 그래도 경내 자체가 넓어서 붐빈다는 느낌은 크지 않았다. 입장료가 있고 주차도 유료다. 속리산 국립공원 안에 있어서, 법주사만 보고 나올 수도 있고 시간이 되면 등산로를 따라 더 오를 수도 있다. 우리는 아이들 체력을 고려해 경내 관람으로 마무리했다.

항목 내용 메모
위치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청주에서 차로 50분~1시간
청동미륵대불 높이 33m / 국내 손꼽히는 규모 가까이서 보면 압도적
팔상전 국내 유일 목조 5층 탑 국보 지정
10월 방문 포인트 진입로 숲길 단풍 시작 등산객·관광객 섞여 붐빔
입장료·주차 입장 유료 / 주차 유료 경내만 1시간 30분

말티재 전망대, 굽이굽이 열두 굽이

충북 보은 말티재전망대에서 바라본 굽이굽이 도로와 단풍 전망 풍경

말티재는 법주사로 가는 길목에 있는 고개다. 예로부터 속리산 넘어가는 험한 고갯길로 유명했는데, 지금은 열두 굽이로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도로와 그 위 전망대가 명물이 됐다. 법주사에서 차로 10분 거리라 세트로 묶어서 보기 좋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아래로 굽이굽이 이어진 도로가 한눈에 보인다. S자를 여러 번 그리며 산을 오르내리는 도로 형태가 독특하다. 10월 가을이라 도로 양옆 산이 단풍으로 물들어 있어서, 붉고 노란 산 사이로 회색 도로가 구불구불 이어지는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아이들이 "이 길 우리가 운전해서 왔어요?"라고 물었다. 실제로 이 굽이길을 지나왔다는 걸 알고 신기해했다.

전망대에 조형물과 포토존이 있다. 말과 관련된 조형물이 세워져 있는데, 말티재라는 지명 유래와 연결된다고 한다. 짧게 둘러보고 사진 찍기 좋은 곳이라 오래 머물 곳은 아니다. 전망대에서 보는 굽이길 풍경 자체가 이곳의 전부다. 10월 가을 단풍철에 오면 이 굽이길 단풍이 특히 예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실제로 와보니 그 말이 맞았다.

입장료가 없고 주차 공간이 있다. 전망대 규모가 크지 않아서 20~30분이면 충분히 둘러본다. 법주사 관람 전이나 후에 잠깐 들르기 좋은 위치다. 우리는 법주사를 보고 나오는 길에 들렀는데, 오전보다 오후 햇살에 단풍이 더 선명하게 보였다.

삼년산성과 솔향공원

충북 보은 삼년산성 신라 시대 석축 성벽과 단풍 풍경

삼년산성은 보은읍 시내에 있는 신라 시대 산성이다. 470년에 축조됐다고 전해지는데, 이름의 유래가 특이하다. 성을 쌓는 데 3년이 걸려서 삼년산성이라 불렸다는 기록이 있다. 신라가 이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공들여 쌓은 산성이라, 규모와 견고함이 상당하다.

성벽이 돌로 쌓여 있는데 1500년이 넘은 지금도 그 형태가 잘 남아 있다. 성벽을 따라 걷는 탐방로가 조성돼 있어서, 산성 위를 걸으며 보은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다. 첫째한테 "이 돌들을 신라 사람들이 손으로 쌓았대"라고 하니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지었다. 1500년 전 사람들이 만든 구조물 위를 지금 우리가 걷고 있다는 게 묘한 기분이었다.

성벽 둘레가 꽤 길어서 전체를 다 도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우리는 주요 구간만 걸었다. 10월 가을이라 성벽 주변 나무들이 단풍으로 물들어 있었고, 성벽 위에서 보는 보은 시내 전망도 좋았다. 경사가 있는 구간이 있어서 아이들이 오르내리며 힘들어했지만, 법주사와 다르게 사람이 적어서 여유롭게 걸을 수 있었다. 입장료가 없고 주차도 무료다.

솔향공원은 보은읍 안에 있는 시민 공원이다. 삼년산성에서 차로 10분 정도 거리다. 이름처럼 소나무가 많은 공원인데, 산책로와 놀이시설이 갖춰져 있다. 우리는 하루의 마지막 코스로 이곳에서 아이들을 잠깐 놀게 했다. 법주사와 삼년산성에서 많이 걸은 뒤라 아이들 체력이 남아 있지 않았는데, 공원 놀이터에서 잠깐 뛰어놀며 기운을 되찾았다.

공원 자체는 화려한 볼거리가 있는 곳은 아니다. 소나무 숲 사이로 산책로가 나 있고, 벤치에 앉아 쉬기 좋다. 10월 가을 저녁 햇살이 소나무 사이로 비치는 풍경이 편안했다. 입장료가 없고 주차가 편하다. 하루 여행의 마무리로 조용히 쉬어가기 좋은 곳이었다.

삼년산성·솔향공원 방문 팁 내용
삼년산성 위치 충북 보은읍 시내 / 470년 신라 축조
삼년산성 특징 1500년 넘은 석축 성벽 / 탐방로 조성
솔향공원 소나무 숲 시민공원 / 놀이시설
입장료·주차 두 곳 모두 무료

보은 하루를 정리하며

귀가는 오후 6시쯤 출발했다. 청주까지 한 시간이 안 걸렸다. 이 가까운 거리에 법주사, 말티재, 삼년산성, 솔향공원까지 성격이 다른 볼거리가 모여 있다는 게 보은의 장점이다. 사찰의 웅장함, 굽이길의 독특한 풍경, 신라 시대 성벽의 역사, 조용한 공원까지 하루에 다 담았다.

이날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법주사 청동미륵대불의 크기와 삼년산성의 오래된 돌벽이었다. 33m 불상 앞에서 느낀 압도감과, 1500년 전 사람들이 손으로 쌓은 성벽 위를 걷는 경험이 대비되면서도 둘 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막내가 차에서 "그 큰 부처님 또 보고 싶어"라고 했다.

보은은 청주에서 가장 가까운 축에 속하는 여행지인데도 그동안 제대로 가본 적이 없었다. 가까운 곳이라고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는 걸 이번에 느꼈다. 다음에 온다면 법주사에서 조금 더 등산로를 올라가 보고, 삼년산성 전체 둘레를 다 걸어보고 싶다. 가까운 거리라 부담 없이 또 올 수 있는 게 보은의 매력이다.

장소 10월 방문 포인트 솔직한 한 줄 평 소요 시간
법주사 청동미륵대불 / 팔상전 불상 크기 압도적 / 단풍철 붐빔 1시간 30분
말티재 전망대 굽이길 단풍 전망 짧게 들르기 좋음 / 오후 햇살 추천 20~30분
삼년산성 신라 석축 성벽 / 시내 전망 1500년 역사 체감 / 한적함 1시간
솔향공원 소나무 숲 / 놀이시설 하루 마무리 쉼터 / 특별함은 적음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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