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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늦가을 나들이 (동구릉, 장자호수, 전통시장)

by lemvra 2026. 7. 30.

구리는 청주에서 한 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서울 바로 옆이라 수도권 도시인데, 조선 왕릉이 모여 있는 동구릉이 있다는 걸 알고 11월에 다녀왔다. 늦가을 왕릉 숲길이 좋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동구릉에서 능을 둘러보고, 장자호수공원에서 산책하고, 한강시민공원을 거쳐 구리전통시장에서 저녁거리를 샀다. 당일치기로 소화하기 딱 좋은 동선이었다. 동구릉 숲길이 이번 나들이의 중심이었는데, 왕릉이 이렇게 걷기 좋은 공간인지 처음 알았다.

동구릉, 조선 왕릉 아홉 기의 숲

경기 구리 동구릉 조선왕릉 숲길과 남은 단풍 풍경

동구릉은 조선 왕과 왕비의 능 아홉 기가 모여 있는 왕릉군이다. 서울 동쪽에 있는 아홉 개의 능이라는 뜻인데,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을 비롯해 조선 여러 왕들의 능이 한 곳에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조선왕릉에 포함된 곳이다. 규모가 넓어서 전부 돌면 두 시간 가까이 걸린다.

입구를 지나면 숲길이 이어진다. 능과 능 사이를 잇는 숲길이 잘 조성돼 있어서 걷기 좋다. 11월 늦가을이라 단풍이 거의 끝나가는 시기였는데, 오히려 낙엽이 수북이 쌓인 길이 운치 있었다. 아이들이 낙엽을 발로 차면서 걸었다. 왕릉이라 엄숙한 공간일 줄 알았는데 숲 자체가 편안해서 산책하는 기분이었다.

건원릉이 특히 인상적이다. 태조 이성계의 능인데, 봉분에 잔디 대신 억새가 자라 있다. 이성계가 고향 함흥의 억새를 심어달라고 유언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 사연을 알고 억새 봉분을 보니 느낌이 달랐다. 첫째한테 이 이야기를 해줬더니 "왕도 고향이 그리웠구나"라고 했다. 아이 입에서 나온 그 말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능마다 안내판이 있어서 어떤 왕의 능인지, 어떤 시대였는지 읽으며 갈 수 있다. 역사 공부가 자연스럽게 된다. 다만 아이들이 능을 하나하나 다 보기엔 지루해할 수 있어서, 우리는 건원릉과 몇 개만 집중해서 보고 나머지는 숲길 걷는 데 집중했다. 입장료는 성인 1,000원으로 저렴하다. 주차장이 넓고 무료다. 11월 늦가을 평일이라 사람이 적어서 조용히 걸을 수 있었다.

동구릉 방문 핵심 내용 메모
위치 경기 구리시 인창동 유네스코 세계유산
구성 조선 왕·왕비 능 9기 / 숲길 연결 건원릉 억새 봉분 특이
11월 포인트 낙엽 쌓인 숲길 / 늦가을 운치 단풍 끝물이어도 좋음
아이 동반 능 몇 개만 집중 + 숲길 산책 권장 전부 보면 지루할 수 있음
입장료·주차 성인 1,000원 / 주차 무료 평일 한산

장자호수공원, 도심 속 물길 산책

경기 구리 장자호수공원 호수 산책로와 갈대 풍경

장자호수공원은 구리 도심에 있는 호수 공원이다. 동구릉에서 차로 15분 거리다. 원래 농업용 저수지였던 곳을 시민 공원으로 조성했는데, 호수를 둘러싼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다. 한 바퀴 도는 데 40분에서 한 시간 정도 걸린다.

호수를 따라 데크 산책로와 흙길이 이어진다. 11월이라 호숫가 갈대와 억새가 은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물 위로 오리와 물새가 떠다니고, 수변에는 습지 식물이 자란다. 도심 한복판인데 이런 자연 공간이 있다는 게 구리 시민들한테는 좋은 자산이겠다 싶었다. 실제로 조깅하거나 산책하는 동네 주민들이 많았다.

아이들이 호수 물새를 구경하는 걸 좋아했다. 막내가 오리를 세느라 한참 서 있었다. 산책로가 평지라 유모차나 어린아이도 무리 없이 걷는다. 중간중간 벤치와 쉼터가 있어서 쉬어가기 좋다. 호수 위로 놓인 다리를 건너면 반대편 산책로로 이어지는데, 물 위를 걷는 구간이라 아이들이 신나했다.

공원 규모가 부담 없어서 동구릉에서 능 산책으로 다리가 지친 뒤에 가볍게 걷기 좋았다. 입장료가 없고 주차도 무료다. 늦가을 오후 햇살이 호수에 비치는 풍경이 잔잔하게 좋았다.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연꽃, 가을에는 갈대로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고 한다. 계절 바꿔 다시 와도 좋을 것 같은 공원이다.

장자호수공원 방문 팁 내용
위치 경기 구리시 토평동 / 도심 호수 공원
한 바퀴 소요 40분~1시간 / 평지 산책로
11월 포인트 갈대·억새 은빛 / 물새 관찰
아이 동반 유모차 가능 / 호수 다리 구간 인기
입장료·주차 모두 무료

한강시민공원과 구리전통시장

경기 구리 한강시민공원 강변 억새와 자전거길 풍경

구리 한강시민공원은 한강변을 따라 조성된 공원이다. 장자호수공원에서 차로 10분 정도 거리다. 서울 쪽 한강공원과 이어지는 강변인데, 구리 구간은 상대적으로 한적하다. 봄에는 유채꽃과 양귀비,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억새로 유명한 곳이다.

11월 늦가을이라 꽃은 거의 지고 억새가 남아 있었다. 강변을 따라 자전거길과 산책로가 길게 이어진다. 한강이 넓게 트여 있어서 시야가 시원했다. 강 건너로 서울 쪽 풍경이 보인다. 아이들이 강변에서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부러워했는데, 자전거 대여소가 있어서 다음에 오면 온 가족이 자전거를 타보자고 했다.

바람이 강했다. 한강변이라 트인 지형이어서 11월 강바람이 매서웠다. 오래 걷기보다 억새밭에서 사진 찍고 강변을 잠깐 걷는 정도로 마무리했다. 겨울이 다가오는 계절이라 강변은 확실히 추웠다. 봄가을 꽃 시즌에 오면 훨씬 화사할 것 같다. 입장료가 없고 주차장도 있다.

구리전통시장은 구리 구도심에 있는 재래시장이다. 수도권 전통시장 중에서도 규모가 크고 활기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먹거리가 풍부하다. 시장 안을 걸으면 닭강정, 순대, 튀김, 떡, 반찬 가게가 이어진다. 저녁거리를 사려고 들렀는데 결국 이것저것 먹으며 걸었다.

닭강정 한 컵에 5,000원, 순대 한 접시에 5,000원 정도였다. 시장 가격이라 착했다. 아이들이 닭강정을 제일 좋아했다. 시장 안에 앉아서 먹을 수 있는 곳도 있어서 간단히 요기했다. 저녁 반찬거리로 전과 나물을 조금 샀다. 전통시장 특유의 활기가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주차는 시장 공영주차장을 이용했는데 구도심이라 골목이 복잡하니 공영주차장 위치를 미리 확인하는 게 낫다.

구리 하루를 정리하며

귀가는 저녁 6시쯤 출발했다. 청주까지 한 시간 40분 정도 걸렸다. 저녁 시간이라 도로가 크게 막히지 않았다. 차에서 아이들이 동구릉 낙엽 얘기를 했다. 첫째가 건원릉 억새 봉분 이야기를 동생들한테 다시 설명해주는 걸 들으면서, 오늘 뭔가 하나는 배워 갔구나 싶었다.

구리는 서울 옆 도시라 큰 기대 없이 갔는데, 동구릉이라는 확실한 볼거리가 있어서 하루가 알찼다. 조선 왕릉을 이렇게 가까이서 걸을 수 있고, 입장료도 저렴하다. 장자호수공원과 한강시민공원은 도심 속 자연 공간으로 산책하기 좋고, 구리전통시장은 먹거리로 하루를 마무리하기 딱이다. 청주에서 부담 없는 거리라 봄에 장자호수 벚꽃이나 한강공원 꽃 시즌에 맞춰 다시 오고 싶다. 그때는 온 가족이 한강변에서 자전거를 타보려 한다.

장소 11월 방문 포인트 솔직한 한 줄 평 소요 시간 입장료
동구릉 낙엽 숲길 / 건원릉 억새 봉분 왕릉이 이렇게 걷기 좋을 줄 / 이번 최고 1시간 30분~2시간 성인 1,000원
장자호수공원 갈대·억새 / 물새 관찰 도심 속 자연 / 계절마다 다른 얼굴 40분~1시간 무료
한강시민공원 강변 억새 / 자전거길 11월 강바람 매움 / 꽃 시즌이 나음 30~40분 무료
구리전통시장 먹거리 풍부 / 닭강정 인기 시장 가격 착함 / 마무리 코스로 딱 40분~1시간 무료(먹거리 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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