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를 목적지로 잡은 건 5월이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기 전에 한 번쯤 직접 데려가고 싶었던 곳이다. 5·18 민주화운동의 현장을 글로만 배우는 것과 실제 공간에서 보는 건 다를 거라는 생각이 있었다. 청주에서 두 시간 반 정도 걸리는 거리라 1박 2일로 잡았다. 전일빌딩245와 양동시장은 여행 목적으로 추가했는데, 광주가 역사만 있는 도시가 아니라는 걸 이번에 새삼 알았다.
청주에서 광주, 두 시간 반의 거리
율량동에서 출발해서 호남고속도로 방향으로 내려가면 광주까지 약 210~220km다. 고속도로 위주 경로라 멀미 구간 없이 두 시간 20~30분이면 닿는다. 우리는 토요일 오전 7시에 출발했는데 8시간 반쯤 광주 시내에 들어왔다. 주말 아침이라 막히는 구간이 없었다.
광주 시내 주차는 동구 쪽 구 전남도청 인근 공영주차장을 미리 검색해두는 게 낫다. 5·18민주광장과 금남로, 전일빌딩245가 가까이 모여 있어서 차 한 번 세우고 걸어서 다 볼 수 있다. 주차장마다 요금이 다르고 주말엔 자리가 빨리 차는 편이다. 광주는 대중교통도 잘 돼 있지만, 아이 셋에 짐이 있으면 자가용이 편하다.
5·18민주광장과 금남로, 현장에서 배우는 역사

5·18민주광장은 구 전남도청 앞에 있다. 1980년 5월, 이 광장과 금남로 일대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모였고, 계엄군과 충돌했다. 그 역사의 중심 공간에 지금 서 있다는 걸 실감하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
아이들한테 어떻게 설명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너무 무겁게 설명하면 아이들이 받아들이기 어렵고, 너무 가볍게 넘기면 이곳에 오는 의미가 없다. 첫째(초등 5학년)는 학교에서 조금 배운 상태였고, 둘째는 처음 듣는 내용이었다. 광장을 걸으면서 "1980년에 여기서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첫째가 "그 사람들 지금 어떻게 됐어요?"라고 물었고, 그 대답을 하면서 나도 목이 조금 메었다.
구 전남도청 건물은 보존돼 있다. 5·18 당시 시민군의 마지막 거점이었던 건물인데, 외관을 보고 있으면 그날의 긴장감이 조금이나마 느껴지는 것 같다. 건물 내부는 기념관으로 운영되는데 들어가 보면 당시 상황을 정리한 자료들이 있다. 5월이라 기념 행사 준비 중인 흔적이 광장 곳곳에 있었다.
금남로는 광장에서 이어지는 대로다. 지금은 상업 거리가 됐지만 역사적으로 이 길을 따라 시민들이 행진했다. 걸으면서 안내판을 읽으면 그날의 동선이 조금씩 그려진다. 아이들이 느리게 걸어도 재촉하지 않고 같이 읽으면서 걸었다. 이 거리를 그냥 지나치는 것과 알고 지나치는 것은 다르다.
|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은 것 | 내용 |
| 위치 |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 / 구 전남도청 앞 |
| 입장료 | 광장·금남로 무료 / 도청 기념관 무료 |
| 아이 동반 팁 | 역사 배경 미리 간단히 설명 후 방문 권장 |
| 5월 방문 특이사항 | 5·18 기념일(5월 18일) 전후 행사 많음 / 인파 있을 수 있음 |
| 소요 시간 | 광장·금남로·도청 기념관 합산 1시간 30분~2시간 |
전일빌딩245, 역사가 건물이 됐다

전일빌딩245는 5·18민주광장 바로 옆에 있다. 1980년 당시 헬기 사격 흔적이 건물 외벽에 남아 있는 역사 건물인데, 리모델링을 거쳐 지금은 복합 문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름의 '245'는 건물에서 발견된 탄흔 245개에서 따왔다.
내부에 들어가면 역사 전시 공간이 있고, 탄흔 복원 자료와 당시 기록들이 정리돼 있다. 5·18과 관련된 사진 자료들이 있는데, 아이들과 같이 보기 전에 어느 수준까지 보여줄지 먼저 살펴보는 게 좋다. 충격적인 이미지가 있을 수 있어서 연령에 따라 판단이 필요하다. 우리는 첫째는 같이 봤고 둘째와 막내는 다른 전시 구역을 돌게 했다.
건물 위층으로 올라가면 전망 공간과 카페가 있다. 창문 너머로 금남로와 광장이 내려다보인다. 이 높이에서 내려다보는 1980년 5월의 광장과 거리를 상상하면 또 다른 감각이 온다. 아이들은 역사적인 감흥보다 높은 데서 내려다보는 걸 즐겼지만, 그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이 공간에 와봤다는 것 자체가 나중에 의미가 될 거라고 믿었다.
입장은 무료다. 내부에 카페가 있어서 잠깐 앉아 쉬어가기 좋았다. 금남로와 광장을 걷고 나서 전일빌딩에서 쉬어가는 흐름이 자연스럽다.
양동시장과 귀가

양동시장은 광주 서구에 있는 광주 최대 재래시장이다. 5·18민주광장에서 차로 10분 거리다. 1960년대부터 운영돼 온 시장인데 지금도 현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살아 있는 시장이다.
규모가 크다. 처음 들어가면 어디부터 봐야 할지 모를 정도다. 먹거리 구역, 생선 구역, 채소 구역, 건어물 구역이 구분돼 있는데 한 바퀴 돌면 30분이 훌쩍 지난다. 광주 하면 오리탕, 떡갈비, 육전이 유명한데 시장 안에서 이것들을 훨씬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육전 한 접시에 7,000~8,000원 선이었는데 양이 많아서 아이들이랑 나눠 먹기 충분했다.
아침 일찍 오면 시장이 더 활기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이튿날 아침 다시 들렀다. 오전 7시 반에 갔더니 생선 구역에서 경매 비슷한 분위기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아이들이 그 광경을 신기해했다. 시장 아침 풍경은 밤과는 또 다른 에너지가 있다. 풍남문어로 유명하다는 광주 주먹밥을 사서 아침으로 먹었다. 한 개에 2,000원이었는데 든든했다.
귀가는 이튿날 오전 10시 반쯤 출발했다. 청주까지 두 시간 20분 정도 걸렸다. 아이들이 차에서 조용했다. 광주에서 본 것들을 각자 나름대로 소화하고 있는 것 같았다. 집에 도착하고 나서 첫째가 "나 나중에 5·18 기념관도 가보고 싶다"고 했다. 이번에는 빠뜨렸는데 다음 광주 방문엔 꼭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광주는 역사와 일상이 함께 있는 도시다. 5·18의 현장이 관광지가 아니라 지금도 살아 있는 공간으로 느껴졌다. 아이들이 이 도시에서 무언가를 느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공간에 데려온 게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양동시장 육전과 주먹밥은 따로 기억에 남았다. 무거운 역사 여행 끝에 시장에서 먹는 한 끼가 이렇게 위안이 될 줄 몰랐다.
| 장소 | 5월 방문 포인트 | 소요 시간 | 입장료 |
| 5·18민주광장·금남로 | 역사 현장 / 5.18 기념일 전후 행사 | 1시간 30분~2시간 | 무료 |
| 전일빌딩245 | 탄흔 전시 / 금남로 조망 카페 | 40분~1시간 | 무료 |
| 양동시장 | 육전·주먹밥 / 아침 시장 활기 | 40분~1시간 | 무료 (식사 별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