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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도 청보리, 배 타고 가야 하는 봄 풍경

by lemvra 2026. 6. 8.

제주 여행 중에 가파도를 하루 일정에 넣었다. 4월에 청보리밭이 예쁘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준비가 필요한 여행이었다. 배 시간을 맞춰야 하고, 섬 안에서는 도보로 움직여야 하고, 돌아오는 배 시간도 놓치면 안 된다. 이 모든 걸 조율하면서 아이 셋 데리고 다녀왔다. 막내가 가파도에서 보리 사이를 뛰어다닌 게 제주 여행 전체에서 가장 자유로운 장면이었다. 에메랄드빛 바다 배경에 초록 보리밭, 그 장면 하나 때문에 이 섬에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파도 들어가기, 배 시간부터 확인

가파도는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에서 배를 타야 한다. 운항 시간은 하루에 몇 차례 있는데 시즌에 따라 달라진다. 4월 청보리 시즌에는 탐방객이 많아서 배가 더 자주 운항하는 경우가 있다. 모슬포항에서 가파도까지 배로 약 15~20분이다.

우리는 오전 9시 배를 탔다. 전날 밤에 모슬포항 주변 게스트하우스에서 1박을 했는데, 배 첫 타임에 맞추려면 항구 근처 숙박이 훨씬 편하다. 제주 숙소에서 아침 일찍 이동하면 배 시간에 쫓기는 경우가 생긴다. 4월 주말은 특히 배 예약이 빠르게 마감된다. 제주올레 홈페이지나 가파도 여객선 운항사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이 가능한데, 현장 구매가 안 되는 경우도 있으니 미리 확인해두는 게 맞다.

배에서 내리는 곳이 하동포구다. 섬은 작은데 하동포구와 상동포구 두 개가 있다. 올레길을 걷다 보면 상동포구를 지나게 된다. 섬 크기가 총 0.87㎢라서 걸어서 전체를 다 돌 수 있다. 올레 10-1코스가 섬을 한 바퀴 도는 코스인데 약 4km, 1시간 30분이면 된다. 자전거 대여도 가능하다. 아이들이 있으면 자전거보다 걷는 편이 낫다. 좁은 길에서 자전거 타기가 불편한 구간이 있다.

가파도 들어가기 전 확인할 것 내용 메모
출발 선착장 제주 모슬포항 (서귀포시 대정읍) 항구 근처 1박 권장
배 소요 시간 약 15~20분 운항 횟수 시즌별 다름
4월 배 예약 주말 사전 예약 필수 / 현장 마감 가능 운항사 홈페이지 사전 확인
섬 내 이동 도보 / 자전거 대여 가능 아이 동반 시 도보 권장
귀선 시간 확인 마지막 배 시간 반드시 확인 놓치면 다음 배까지 대기

청보리밭, 4월에만 볼 수 있는 풍경

제주 가파도 청보리밭 너머로 에메랄드빛 바다가 보이는 풍경

가파도 청보리밭은 섬 중앙에 위치해 있다. 하동포구에서 배를 내려 안쪽으로 걸어가면 보리밭이 나온다. 4월 중순이 절정인데, 우리가 간 날이 4월 13일쯤이어서 타이밍이 좋았다. 초록 보리가 허리 높이쯤 자라 있고, 바람이 불면 일제히 흔들린다. 그 뒤로 에메랄드빛 바다가 보이는 구도가 가파도 청보리밭의 핵심이다.

막내가 보리밭 사이로 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길 옆에서 보는 게 규칙인데 막내는 보리 사이를 뛰어다니는 상상을 하고 있었다. 달래면서 길 위에서 사진을 찍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보리가 파도처럼 흔들리는 장면이 카메라에 담겼다. 이 사진 한 장이 이번 제주 여행 전체에서 가장 많이 들여다본 사진이 됐다.

청보리 시즌은 짧다. 4월 초부터 시작해서 5월 초면 거의 끝난다. 연도마다 기온에 따라 다르지만 4월 10일~25일이 가장 예쁜 시기다. 청보리 축제가 이 시기에 맞춰 열리는데, 축제 기간엔 배가 더 자주 다니고 탐방객도 많다. 조용하게 보려면 축제 시작 전 주나 평일이 낫다. 우리가 간 날은 평일이었는데도 보리밭 앞에 사람이 꽤 있었다.

보리밭 구경하면서 마라도가 보이는 방향을 찾아봤다. 가파도 남쪽 해안에서 맑은 날이면 마라도가 보인다. 우리가 간 날도 수평선 쪽으로 작게 마라도가 보였다. 아이들한테 "저게 우리나라 최남단 섬이야"라고 알려줬더니 첫째가 "저기보다 더 아래는 없는 거예요?"라고 물었다. 맞다고 했다.

청보리밭 방문 핵심 팁 내용
절정 시기 4월 10~25일 / 5월 초 이후 시들기 시작
조용히 보려면 청보리 축제 시작 전 주 / 평일 오전
아이 주의사항 보리밭 안으로 들어가면 안 됨 / 경계 로프 있음
마라도 조망 가파도 남쪽 해안 / 맑은 날 수평선에 보임

가파도 올레길과 상동포구

제주 가파도 올레길 해안 절벽과 에메랄드빛 바다 풍경

가파도 올레길 10-1코스는 섬 해안을 따라 한 바퀴 도는 코스다. 전체 길이가 4km 정도라 가볍게 걸을 수 있다. 보리밭을 지나 해안 절벽 쪽으로 이어지는 구간이 인상적이다. 절벽 아래로 제주 남쪽 바다가 펼쳐지는데, 4월 맑은 날이라 바다색이 선명했다. 에메랄드그린에 가까운 색깔인데 이게 가파도 올레길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풍경이었다.

올레길이라고 해서 험한 구간이 있을까 걱정했는데 평탄한 편이었다. 제주 돌담이 이어지는 구간과 해안을 따라가는 구간이 번갈아 나온다. 막내가 힘들어할 법한 구간은 없었다. 섬 안에 나무가 많지 않아서 그늘이 적다. 4월 봄 바람이 있어서 땡볕은 아니었는데, 여름이라면 모자와 선크림이 필수일 것 같다.

상동포구는 올레길 중간에 있다. 작은 포구인데 배가 몇 척 정박해 있고 어구들이 정리돼 있다. 관광지라기보다 실제 어촌 마을 포구 느낌이다. 포구 옆에 식당이 있어서 여기서 점심을 먹었다. 해산물 백반이었는데 섬 작은 식당이라 메뉴가 단순했다. 김치찌개와 된장찌개, 전복죽 정도였는데 전복죽을 시켰다. 섬에서 먹는 전복죽이 기분 탓인지 더 맛있었다.

제주 가파도 상동포구의 작은 어촌 마을과 정박한 배 풍경

가파도를 나오며

가파도에서 머문 시간은 약 세 시간 반이었다. 오전 9시에 들어가서 오후 12시 30분 배로 나왔다. 이 시간에 보리밭 구경, 올레길 한 바퀴, 점심 식사까지 다 소화했다. 빠듯했지만 충분했다. 다음 배는 오후 2시 반이었는데 그걸 탔더라면 오후 일정이 너무 빠듯했을 거다.

섬에서 나올 때 아이들이 아쉬워했다. 막내가 "왜 벌써 가요"라고 했다. 세 시간도 짧게 느껴질 만큼 가파도가 마음에 들었나 보다. 이 작은 섬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아서 아쉬운 사람이라면 가파도에서 1박을 하는 방법도 있다. 섬 안에 민박집이 있는데, 섬 밤을 경험하면 또 다른 가파도가 될 것 같다. 다음에 제주에 다시 온다면 1박을 하고 싶다.

가파도는 4월이 아니면 청보리밭이 없다. 이 사실이 이 섬을 특별하게 만든다. 1년에 한 달 정도만 이 풍경이 존재한다는 게 타이밍을 잘 맞춰서 오게 만드는 이유다. 청보리 너머로 보이는 에메랄드 바다, 멀리 수평선의 마라도, 바람에 흔들리는 보리. 그 장면 하나가 가파도라는 이름을 오래 기억하게 한다.

코스 4월 포인트 소요 시간 비용
여객선 왕복 청보리 시즌 운항 증편 편도 15~20분 왕복 유료 (현장 확인)
청보리밭 에메랄드 바다 배경 / 4월만 가능 30~40분 무료
올레 10-1코스 해안 절벽 에메랄드 바다 1시간 30분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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